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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29 이벤트 (벨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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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밀 빛 머리카락이 고개가 흔들리는 대로 살랑살랑 흔들렸다. 시간 치곤 한산한 숙소 복도를 안젤리카가 꼼꼼히 살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의미 없는 행동이 끝나자 안젤리카가 이번엔 목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곤 한 손에 들린 선물을 뒤로 감추며 아까부터 제 앞에 굳게 다물고 있던 문을 두드렸다.

 

  “띵동띵동~”

  벨소리라고 하기엔 둔탁한 노크였지만, 이 방의 주인은 다행히 그 소리가 제 문 앞에서 나는 소리라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스런 소리가 들리더니 드디어 천천히 문이 열렸다. 빛과 만나면 혀끝에 향기가 느껴질 정도로 빛나는 허니 블론드가 문 그림자에 가려 조금 어두웠다. 벨라미 매셔의 방이었다. 벨라미 매셔의 의아한 녹안이 시야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마치 겁주려는 모양새로 안젤리카가 손을 번쩍 들었다.

 

  “크앙! 피를 내놔라, 챠밍벨!”

 

  문이 무서운 속도로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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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th Bellamy Masher.

 

 

 

  다행히 애써 이어진 벨라미와 안젤리카의 사이가 1초 만에 단절되는 일은 없었다. 재빨리 문 사이에 발을 건 안젤리카가 필사적으로 벨라미 매셔를 올려보았다. 닫을 거야? 닫을 거야? 진짜 닫아버릴 거야? 배를 손가락으로 쿡 찔러 버릴 거야! 그런 안젤리카의 열렬한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절대 놓을 생각 없다는 듯 완고하게 문손잡이를 잡고 있던 벨라미가 어쩐지 불안한 눈빛으로 안젤리카의 끼어있는 발과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왠지 평소와 다른 느낌이라고 의문을 갖기도 전에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훅, 문이 활짝 열렸다.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든지, 발 다칠까 봐 그런 건 아니야……!”

  안젤리카의 입도 활짝 열렸다. 와우, 신이시여. 맹세컨대 벨라미 매셔의 화법은 이런 귀여운 종류의 것이 절대 아니었다. 아니었는데. 안젤리카의 눈이 또르르 굴러갔다. 이거 좋은 건수를 잡았잖아! 절로 안젤리카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히히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가는 안젤리카의 걸음에도 즐거움이 잔뜩 묻었다. 침입에 성공한 뒤론 제법 충실하게 안하무인이었다. 한껏 들뜬 안젤리카가 살랑살랑 방안을 죄 돌아다니며 킁킁거렸다. 방에서 남자 냄새난대요! 가만히 좀 있어. 어느새 스프레이형 탈취제를 가져온 벨라미가 한마디 툭 던지며 허공에 탈취제를 칙칙 뿌려댔다.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선물—철분제를 손에 든 뱀파이어 안젤리카 거투르드와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벨라미 매셔. 결국, 웃음을 터뜨린 안젤리카가 벽을 붙들고 바들바들 떨었다. 거의 웃다 못해 울 지경이었다. 점점 수습 불가능으로 치닫는 이 요란한 상황을 벨라미가 가까스로 저지했다. 엔젤, 내 숙소에 냄새 맡으러 왔어? 용건을 묻는 완곡한 물음에 정신을 차린 안젤리카가 그제야 벽에서 떨어졌다.

 

  “후훙, 벨. 난 그런 변태 같은 취미 없어.”

 

  의미심장한 표정과는 달리 사뿐사뿐 벨라미에게 다가간 안젤리카가 양손으로 그의 왼손을 들어 올렸다. 벨, 아픈 거 좋아해? 싫어. 질색이야. 칼 같이 떨어지는 단호한 대답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처음부터 대답 들을 생각 없었던 사람처럼— 안젤리카가 그의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대로 물었다. 애완견이 주인의 손을 물 듯 날 선 곳이라곤 한 군데도 없었지만, 사람의 이라고 보기엔 위협적일 정도로 날카로웠다.

  벨라미 매셔가 손을 빼냈다. “엔젤, 그런 고약한 취미가…….”

  안젤리카의 얼굴을 잡은 벨라미가 작게 입을 벌렸다. 아 해, 아. 아무래도 안젤리카의 입속이 심상찮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박이던 안젤리카가 곧이곧대로 입을 크게 벌렸다. 아니나 다를까 남들의 두 배는 됨직한 송곳니가 뾰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송곳니가 왜 이래?”

  “아 앵아이어 애여.” 안젤리카의 입속에서 혀가 꿈틀거렸다. 제대로 된 언어가 아니었다. 안젤리카의 입을 벌리던 벨라미의 손이 그대로 뺨을 잡아 늘였다. 제대로 말해야지, 엔젤. 안젤리카가 이상한 소릴 내며 제 뺨을 잡아당기는 벨라미의 손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입 벌리라고 했으면서! 장난 섞인 책망도 잠시 안젤리카가 헤헤 웃으며 제 입술을 젖혔다.

 

  “뱀파이어가 돼버렸어!”

 

  여전히 날카로운 송곳니가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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