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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5 미로
~1000자 이내 조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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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의 중심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미노타우로스가 내어준 따뜻한 빵과 차도 맛있었다. 실은 죽여주는 와인을 한 잔 마시고 싶어질 지경이었으나, “죄송해요. 제가 술을 못 마셔서 여기에 술이 없어요.” 라고 멋쩍게 웃는 얼굴이 죽여줘서 와인보다 나았다.

“빵을 좋아하시나 봐요? 잘 드시네요.” 미노타우로스가 빵을 한조각 더 썰어 내 접시 위에 놓아주었다.

“올해 제물이 제가 될 줄 몰라서 식사를 못 하고 왔거든요. 역대 제물 중에 제가 제일 많이 먹던가요?”

“아직 많이 드리지도 않았는걸요. 맛있게 드셔서 한 말이었어요.”

맙소사, 이 어두운 곳에서 웃는데 어디서 빛이 들어갔는지 미노타우로스의 눈동자가 일순 보석처럼 빛났다. 나는 저 얼굴에 홀려 탈출하다 말고 벌써 몇 시간 째 앉아서 떠드는 중이다.

“당신 진짜 잘생겼네요.”

“감사합니다. 여기서 하도 그런 소리를 많이 들어서 나가면 데뷔나 해볼까 봐요.”

“배우? 가수?”

“음…유튜버?”

우리는 둘 다 웃으며 차를 한 입 마셨다.

…잠깐, 유튜버?

몇천년의 역사를 가진 이 미로에 갇혀 있던 미노타우로스가 유튜브를 어떻게 알아?

의아한 눈으로 미노타우로스를 보자 미노타우로스는 또 눈부시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나가볼게요. 당신이 오래 이야기 나눠줘서 다행히 기회가 왔네요.”

“네? 뭐라고요?”

“여기 먹을 게 부족하진 않으니까 사람 먹지 말고 잘 버텨보세요. 그럼 이만.”

 

이게 바로 내가 미노타우로스가 된 날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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