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처럼 부스스한 검은 머리카락 밑에서 녹색 눈이 장난스럽게 웃는다. 어두운 구석을 좋아해 희멀건한 피부에 말라빠진 몸에도 약해보이진 않는 것은 능청스러운 말과 여유로운 표정 덕분이다. 그림자 아래에서 동물의 것처럼 빛나는 눈동자는 살짝 커 동공이 커질 때 더욱 잘 보였다. 지난 가을만 해도 제 나이보다 키가 작았는데, 겨울 사이 누가 잡아늘이는 것마냥 자라더니 이제는 평균보다도 커졌다. 덕분에 예비된 교복 바지의 길이가 부족해 발목이 훤히 드러났다. 대신 니트 조끼를 셔츠 위에 덧입어 따뜻하게 만들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난 앤디 아담스야."
퀸비 퀄스의 말은 솔브 아카데미에 와서 말한 첫 문장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도무지 한 번에 사실을 말하는 법이 없이 거짓투성이다. 그것도 치밀하지 못하고 조금만 찾아보면 거짓임이 뻔히 드러나는 얘기를 질리지도 않고 3년째 한다는 것에 누군가는 경이로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은 질렸겠지만. 졸업 시험도 못 푼 것이 아니라 풀었는데 답을 거짓으로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그에 대한 이미지를 설명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천하의 반항아가 따로 없지만 사실 교사의 지시를 따르는 모습은 순순하다 못해 공손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어른이 아닌 이들에게 그는 제법 영리하지만 그만큼 조금 게으르고, 부탁을 거절하지는 않지만 생색을 낼 수 있는 만큼 내며 때로는 곯리기를 좋아하는, 특히 아침에 예민한 아이로 보인다.성격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유별나게 나쁘지도 않다.
생일은 5월 17일, 혈액형은 RH-AB, 취미는 음악 감상 특기는 눈싸움과 바느질. 좋아하는 건 머핀과 엘더베리잼, 사슴. 싫어하는 건 고함소리와 자신에 대한 질문, 그리고 두꺼비. 개구리는 괜찮다.
과거
가족관계나 고향, 예전에 있었던 일은 말할 때마다 다르다. 심지어 지난 번에 자신이 뭐라고 말했는지 뻔뻔하게 되묻기까지 한다. 그 중에 사실이 섞여있을지 모르지만 구분하기는 한참 어려울 것이다. 다만 억양을 보건대 스코틀랜드 근방에서 자란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실제로는 보육원 출신이다. 자신이 후원하는 곳에서 솔브 아카데미생을 배출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인물이 재원을 골라낸 결과. 그러나 출신 이야기를 도통 않으니 후원자의 명성이 높아질 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