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명문 학교. 영광과 전통의 ‘솔브 아카데미’!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소수 정예로 육성하는 교육 기관이며, 졸업은 무진장 어렵지만 해낸다면 대대손손 굶어서 죽을 일은 없다는, 일명 ‘솔브 패스’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어지간한 기업체에선 솔브 졸업생이 나타났다 하면 두 팔 벌려 대환영할 정도에 ‘솔브 패스’가 주는 혜택도 어마무시한데….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이라면 졸업도 전에 온갖 기업체와 연구소에서 구애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솔브 아카데미’에 입학하기만 해도 인생이 핀다는 건 거짓이 아니다!

이러한 빛나는 솔브의 역사. 그중에서도 211X년 재학생들은 눈부신 능력으로 이내 ‘황금의 해’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된다. 그로부터 10년 후 재학생들은 212X년… 211X년도 솔브 학생회장이었던 에이의 부름에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얘들아, 우리 학교가 팔렸다.”

영광과 전통의 ‘솔브 아카데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큰 손에 의해 홀랑 팔려 이제 명문 아카데미의 모습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카지노와도 같은 모습이 되고야 만 것이다.

영광을 잃어버린 솔브. 기존 이사진도 내쫓기며 솔브 패스 또한 효력을 잃고야 말았다….

이게 문제가 아냐!

아니 문제가 맞을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 학교를 되찾아야만 한다… 211X년도 솔브 아카데미의 ‘황금의 해’를 이끌었던 우리라면 빛나는 지성으로 카지노를 정복하여 학교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자, 얘들아!

브?

✎ 정확한 풀네임은 ‘그랜드 로얄 그랑코스모 친환경 문화 사회 인재 개발 육성 사학 밀레니엄 솔브 재단’, 줄여서 ‘솔브 재단’이 운영하는 ‘미래 과학 소시올로지 솔브 연구동 부설 2차 창의적 인재 개발 특성 국제 아카데미’, 줄여서 ‘솔브 아카데미’를 주로 지칭하는 말.

✎ 일반적으로 각국에서 기본 교육을 마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입학한다. ‘기본 교육’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분분하나, 대개 14~17세 사이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입학생은 10명 전후.

✎ 시험 결과 외 입학에 필요한 조건은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아주 어린 나이에 입학하거나 아예 대학 교육을 마친 성인이 입학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다만, 졸업이 어려운 아카데미의 특성상 가능한 이른 나이에 입학하여 성인이 되기 전에 졸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 대다수다.

✎ 학비가 비싼 편이나, 장학 제도가 잘 되어 있어 성적을 충분히 낼 수 있는 학생이라면 일반 대학교 수준 혹은 무상으로 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 대학 시설이 아니기에 대학원 과정이 없으나, 솔브 아카데미에서만 접할 수 있는 교육 과정 및 시설에 욕심이 있는 몇몇 학구열 높은 학생의 경우 ‘졸업 유예’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졸업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졸업하지 않고 아카데미에 잔류하기도 한다. 단, 졸업 유예 중엔 장학 제도 이용이 불가해 비싼 학비를 개인이 충당해야 한다.

✎ ‘학년’과 같은 개념은 없으며, 졸업 시험에 통과한다면 1년 만에도 졸업이 가능하다. 아예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가 제일 많고 일반적으로 졸업 시험에 통과할 수 있을 만한 인재는 3~6년 안에 졸업하는 편. 입학 3년 차까지는 매년 졸업 시험 응시가 필수이며, 3회 탈락 이후부터는 개별 신청자만 응시할 수 있다.

솔브의 역사

‘미래 과학 소시올로지 솔브 연구동 부설 1차 창의적 인재 개발 특성 국제 아카데미’ 시절, 솔브 아카데미는 명문 국제 아카데미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연계되는 교육기관이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밟는 학생은 교복을 입어 대학교 교육과정인 학생과 구분지었으나, 약 120년 전 ‘미래 과학 소시올로지 솔브 연구동 부설 2차 창의적 인재 개발 특성 국제 아카데미’로 교명을 변경하며 통상적인 교육과정과 완전히 별개의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독자적인 아카데미로 변화했고, 그에 따라 입학 가능한 나이 제한도 사라졌다.

그로 인해 모든 학생이 사복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나, 여전히 교복을 유지하여 원하는 학생의 경우 교복 또한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솔브 아카데미의 교복은 여러 디자이너의 심혈로 만들어져 단정하고 멋진 것으로 유명하나, 지정된 업체에서만 제작이 가능하며 가격이 다소 사악하다.

’솔브’하면 떠오르는 ‘솔브 패스’ 또한 120년 전 아카데미 개편 이후에 정착되었으며 ‘솔브의 밤’이라는 솔브 패스 소유자(즉, 솔브 아카데미 졸업생)들만의 파티가 2년 간격으로 열리곤 한다. 지독한 학연주의…. 솔브 출신 끼리의 연대가 상당한 편. 서로를 ‘솔브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문화가 알게 모르게 재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졸업하지 않았더라도 일단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나면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본인을 ‘솔브인’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솔브 재단의 막강한 힘과 아카데미 출신 졸업생들의 엄청난 영향력으로 졸업만 한다면 (중략)과 같은 혜택을 펑펑 받을 수 있다!

지노?

212X년 초 봄, 솔브의 봄 방학 중 벌어진 이변이었다. 멀쩡하던 아카데미가 순식간에 카지노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철저한 경호와 보안으로 그 안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확실한 것은 몇몇 사람들이 하나둘 아카데미…아니, 카지노 안으로 모여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졸업생들의 혜택인 ‘솔브 패스’의 이용이 정지되면서 물밑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솔브 아카데미가 망했다!

증권가 찌라시에 의하면 솔브 재단은 알 수 없는 경영 악화로 인해 어둠의 큰손에게 아카데미를 팔게 되었고 기존 이사진이 내쫓기며 솔브 패스도 정지, 영광의 솔브 아카데미 또한 카지노로 변해버렸다는데….

잠깐! 이건 지금 벌어진 일이 아니잖아? 아직 우리는 졸업도 안 했다고! 빨리 10년 전 시점으로 돌려, 빽 빽! 졸업 시험부터 치고 돌아오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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