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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보는 에이가 좋아하겠네요."
두 사람은 '암호와 수학의 연관성' 이라는 수업에서 처음 만났다. 아카데미에 있는 대부분의 수업을 듣고 있는 글렌과, 수학과 관련된 것 위주로 수업을 듣고 있는 에이 티피칼의 첫 교차점이었다. 만난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의 글렌은 에이의 높은 사교성을 불편해 하기도 했으나,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하던가, 지금은 에이가 갑자기 어깨 동무를 시도해도 뿌리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최근에는 에이가 흥미로워할 -음모론과 연관성 있는- 정보를 발견하면 수첩에 따로 기록해뒀다가 따로 알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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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라도 알려줬으면 하네요."
두 사람은 제법 가까운 사이였다. 입학 시기가 달랐음에도 이름난 가문의 자제라는 공통점과 클로드 특유의 친근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러나 사고 이후, 클로드의 태도가 냉담해졌고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멋대로 친해져 놓고 이제와서 멀어지는 건 무슨 무례인가요?’ 내로남불 그 자체였으나, 글렌은 클로드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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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시험을 앞둔 어느 날 숨겨진 진실을 모두 듣게 된 글렌은 유디트와 통성명을 하며 새롭게 관계를 맺었다. 엉뚱한 사람에게 쏟아낸 화를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 없는 기억이었으나, 오히려 그 다툼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시시콜콜한 것부터 진지한 이야기까지 서로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16세, 황금시대라고 불리는 해에 졸업했음에도 글렌은 꾸준히 유디트와 연락하며 문제풀이에 도움을 주었다. 유디트가 졸업한 해에는 화려한 꽃다발을 들고 나타나 축하를 해주기도 했다는데... 프랑스로 출장을 하게 될 경우 유디트의 서점은 글렌의 필수 코스 중 하나가 되었다.
“오늘 하루는 길게 떠들 수 있어요, 자고 가려고 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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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때가 됐어요.”
쉬어야 할 때가. 두 사람은 공부 메이트로 꽤 잘 맞는 사이이다. 늘 도서실 소등시간에 나가는 몇 안되는 인원들 속에서 자주 얼굴을 마주하며 친해졌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글렌의 성향과 콜린의 목표 지향적인 태도가 잘 맞아 함께 불도저처럼 공부하고 있기에, 두 사람은 서로가 한계에 가까워졌을 땐 '이제 곧이네요.', '임박했다.' 등의 말로 신호를 주며 컨디션을 조절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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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글렌은 어느 날 콜린이 해군 사관 학교로 들어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생각지도 못한 진로 방향에 글렌은 당혹해 하며 콜린에게 연락을 넣었는데... 서로의 안부를 이야기 하던 통화의 결론은 '함께 운동을 해보자.' 였다.(?) 비록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이었으나 콜린이 해군 사관 학교를 다니는 동안 함께 운동 일정을 맞추고, 상황을 공유하는 등 솔브 아카데미 시절의 공부 페어는 그대로 명맥을 이어 운동 페어로 발전하게 되었다.
콜린이 학부생을 졸업하고 해군으로서 일을 시작한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은 이어져, 어느 순간 두 사람은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글렌은 콜린을 면회하러 두어번 찾아간 적이 있으며, 최근까지도 출장 혹은 여행으로 콜린이 머무르고 있는 지역에 갈 경우 틈을 내어 짧은 시간이라도 콜린을 만나고 오는 모양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다음에 또 와도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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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핑계로 양호실에 가는 건 안된다니까요?!"
글렌은 아카데미에 와서 처음으로 귀신이 보인다는 사람을 만났다. ‘귀신이 세상에 있을리가.’ 제법 냉정한 판단을 하며 지나치려는 찰나, 멜이 한 아이의 할머니가 근처에 있다며 외쳤을 때 글렌은 더이상 멜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경계심으로 인한 관심이었으나 멜은 글렌의 반응이 타인과 다르다고 느꼈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서서히 가까워졌다. 이제는 익숙해진 귀신 소동. 글렌은 담담하게 멜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멜의 존재를 다른 친구들보다 기민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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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이 이어지던 몇 안되는 인물 중 한 명인 멜 허니듀 아벤드. 그가 졸업하던 날 글렌은 목화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를 보내기도 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평화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던 두 사람은 멜이 21세가 되던 해, 사기 사건을 겪으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어진 멜을 직접 찾아가기로 한 글렌은 재판에 얽혀있는 그를 면회의 형태로 만나게 되었다. 애써 침착해지려 노력하며 상황 파악을 위해 질문을 했으나 멜은 회피적으로 문제를 직시하려 하지 않으려 했다. 그 모습을 본 글렌은 안타까움과 더불어 적지 않은 분노를 느끼게 되는데... 이후 작은 다툼을 마무리로 헤어지게 된 것은 글렌이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조만간 솔브 카지노가 되어버린 아카데미에서 만나게 될 멜을 생각하며 글렌은 오늘도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멜이 과거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며.
"... 말해봐요, 대체 언제까지 그런 식으로 피할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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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별자리는 이름이 뭔가요?"
우연한 계기로 글렌은 하퍼의 천체 관측 취미를 함께 하는 사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글렌을 피하던 하퍼였으나, 최근에는 먼저 천체관측에 대한 권유를 하고 있다. 비록 돌려서 이야기 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언제부터 였을까. 글렌은 직접 구운 과자나 빵을 사온 것이라고 이야기 하며 하퍼에게 평가를 부탁하고 있다. ‘더욱 완벽한 디저트를 만들고 싶으니까요.’ 라는 변명을 덧붙였으나, 명백히 즐거움을 더하기 위한 간식일 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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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이 21세가 될 무렵 하퍼의 비서를 통해 디암사의 시계를 협찬받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글렌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으며, 이후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하퍼의 비서가 선택한 제품을 보내주었다. 그런데... 이런 디자인을 하퍼가 좋아했던가?
그 작은 의문은 글렌이 24세가 되던 해, 하퍼가 글렌에게 직접 시계 주문 제작을 넣게 되면서 풀리게 되었다. 하퍼가 직접 운영하는 카지노(?)에 찾아가 직접 만나게 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당혹감을 느끼며 은근히 신경을 곤두세웠던 글렌은 길지 않은 대화 속에서 한가지 진실을 깨닫는다.
'이거 혹시 컨셉?'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다. 과거 아카데미 시절 아모의 속내를 읽어내던 독심술 실력이 녹슬지 않은 모양인지, 글렌은 광공처럼 행동하는 하퍼의 속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기에 두 사람은 10년 전처럼 평온한 관계로 돌아갔다. 하지만 타인이 보는 두 사람은 어떤 느낌일지... ...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하퍼, 지금 '미치겠군'이라는 말만 여섯번째하고 있어요. ... 당신 괜찮은 거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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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거짓말. 당신이 하는 말 중에 진실이 있긴 한가요?"
글렌이 퀸비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거짓으로 자신의 삶을 포장하는 이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제멋대로 붙은 호칭으로 인한 불쾌함. 글렌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서 자신을 틱톡틱톡 디아뮈드라고 칭한 이는 퀸비 퀄스가 처음이었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뭐예요?' 불편함만으로 채워질 것 같던 두 사람이었으나, 때때로 마음이 맞는 순간을 몇 번 발견한 뒤로 글렌은 퀸비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능숙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팁을 조금 궁금해 하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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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비와 글렌은 몇 개월에 한 번씩 생존신고에 가깝게 연락을 주고 받던 사이였으나 한가지 특이점이 존재했다. 「서로의 생일 만큼은 반드시 챙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기이한 싸움은 글렌이 졸업한 이후 퀸비가 보낸 솔브 아카데미 기념품 하나로 시작되었다. 생일날에 맞춰서 도착한 기념품을 보고 글렌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글렌 또한 10월 10일마다 퀸비에게 받는 이의 이름을 비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 아카데미 시절 매번 일기장의 이름이 변하는 것을 본 글렌의 배려였으나, 퀸비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 그 자체였다. 한 번은 이 공백의 이유를 글렌에게 물었으나 퀴즈인 척 맞춰보라는 답을 받기도 했다. -글렌은 반년 뒤 이유를 알려주었다.-
뜨문뜨문 이어지던 대화는 퀸비의 아카데미 재학 10년 째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퀸비, 졸업 안 할건가요?' 다소 닦달하는 듯한 메시지부터, 걱정어린 말까지 퀸비가 질리지 않은 게 다행인 수준이었다. 이후 12년 만에 졸업하는 퀸비를 위해 졸업식에는 그가 요구했던 전용 시계를 제작해 선물하며 축하해 주었다고 한다. ... ... 아카데미가 카지노로 변하기 전에 졸업을 해서 정말 다행이다. 솔브 패스를 1년 만 사용할 수 있었던 건 안타깝지만 말이다.
"졸업 축하해요, 그런데 퀸비. 왜 내 이름이 그 시계에게 붙는 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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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제 대답은, 싫어요."
계산적인 면이 비슷한 두 사람. 하지만 친하지 않다! 오히려 동족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서로에게 느끼고 있다. 글렌은 리로이의 자존심을 긁어내리는 듯한 말투 때문에, 그리고 리로이는 글렌의 철저한 무관심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싫어하고 있다. '오늘도 정말 거슬리네요.'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말은 날카롭기 짝이 없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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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를 졸업하면서 연락이 끊겼던 두 사람은 글렌이 22세가 되던 해, 프랑스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마술을 배우기 위해 유학 온 리로이와 출장 겸 프랑스의 시계 세공사를 만나러 온 글렌. 각자의 이유로 마주치게 된 두 사람은 이것도 나름의 인연이다, 라는 생각으로 다시금 연락을 주고 받게 되었다. 둘의 주된 대화 주제는 글렌의 시계과 리로이의 가면 디자인. 개인적 견해를 주고 받는 동안 서로 영향을 받게 되었지만 둘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며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각자의 작품과 무대 컨셉에 녹아든 부분이 보인다.
이후 리로이가 마술 공연을 하게 되었을 때 글렌은 리로이 몰래 그의 마술 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철두철미한 변장을 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들키지 않았다고 한다. 시간을 모티브로 한 공연을 본 글렌은 내심 흡족해 하며 리로이에게 그를 모티브로 한 회중시계 하나를 선물했다. 혼자 만족하고 있던 글렌이 리로이에게 보답에 대한 말을 들은 것은, 아카데미의 처참한 소식이 전해진 날이었다.
"지금 내가 농담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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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나쁘진 않네요."
학교보다 할시가 아르바이트 하는 카페에서 더 자주 마주치는 사이. 계기는 '케일사과주스'. 본래 없었던 메뉴였으나, 할시의 배려로 탄생된 음료이다. '멋대로 사과를 추가한 건 마음에 안 들지만요.' 까칠한 대답과는 달리 글렌은 꾸준하게 사과가 들어간 케일주스를 주문한다. 할시와는 가끔 장난을 주고 받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친하냐고 묻는다면 '아닌데요?' 라며 답하는 모양. 내심 친구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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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메시지 하나 남기는 것이 뭐가 어렵다고 이 난리인지. 오늘도 스스로에게 불평하며 글렌의 하루는 시작된다. 졸업 이후부터 글렌이 항상 고민하고 있는 것 중 하나를 꼽자면 '할시 스트라우스에게 어떤 식으로 사과를 전해야 할까' 이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 메시지와 편지를 쌓아올리기만 해도 거대한 언덕 하나가 만들어 질 수준이다.
그런 고민을 이어가다 마침내 사과를 할 결심이 선 어느 날, 청천벽력에 가까운 소식 하나가 전해진다. '할시 스트라우스가 행방불명 됐다!' ... ... 하늘도 무심하시지, 글렌은 그 날 정신을 반쯤 빼 놓은 상태로 생활 했었다. 그래도 큰 일은 아닐 거라며 꿋꿋하게 믿으며 버텨온 오늘, 이번 아카데미 카지노 사건 만큼은 할시도 찾아오지 않았을까 믿으며 글렌은 사과의 날을 갈고 있다. 과연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떻게 마무리 될까?
"... ... 더 이상 나빠질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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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워볼까요?“
글렌과 미치코는 아카데미에서 처음 만났다. 그저 학우의 관계로 끝날 뻔 한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스승과 제자라는 연을 맺게 되었는데… 의존적 성향이 있는 미치코는 글렌을 동경하면서도 기대고 싶어 한다. 그리고 글렌은 그런 미치코가 홀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사탕보다는 채찍에 가까운 격려였으나, 미치코는 눈을 반짝이며 오늘도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 그런 때일수록 오히려 뻔뻔하게!’ 훌륭한 후계자가 되기까지 글렌과 미치코는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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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해, 글렌은 졸업 이후 미치코를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졸업식 날 미치코에게 꽃다발을 받았을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으나 '연락할 테니 꼭 답장해 주세요!' 라는 말을 몇 번이고 듣게 되면서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미치코를 위한 홀로 서기 과정이 어그러졌다는 것을... ... 이렇게 일찍 졸업할 계획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후 나름의 미안함을 담아 미치코에게 만큼은 글렌이 먼저 연락을 넣게 되었다고 한다. 때때로 시간이 날 때면 직접 통화까지 하면서 말이다.
미치코가 졸업 시험을 통과한 날에는 두 사람의 통화가 상당히 길어졌었다. 졸업식에는 글렌이 직접 찾아와 졸업 기념 포옹을 하기도 했다고... -물론 시작은 미치코가 먼저였다.- 세월이 지나 미치코가 상속권을 얻거나 무언가를 성취할 때에는 항상 글렌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꽃다발이 미치코에게 도착했다.
이후 상속 권리와 함께 할아버지의 시계를 물려 받게 된 미치코는 시계의 수리를 글렌에게 맡겼다. 중요한 물건인 만큼 흔쾌히 수락하기 어려운 일이었으나 글렌은 미치코를 위해 의뢰를 받아들였다. 그의 걱정이 무색하게 돌아온 시계는 완벽하게 수리 되어 있었다고 한다.
"제법 노력했어요, 완벽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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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난을 칠 나이는 지났으니까요."
뮤이엘은 글렌이 솔브 아카데미를 입학하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이다. 유명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가문과 가문이 주기적으로 여는 파티에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12세 이전의 글렌은 어린아이다운 면모가 강했기에 어린 뮤이엘과 함께 놀며 두 사람은 금방 친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몇 년 뒤 뮤이엘이 솔브 아카데미에 들어왔을 때 마주한 글렌은 상당히 다른 사람처럼 변모해 있었다. '뮤이엘, 이걸 빠뜨렸어요.' 여전히 뮤이엘을 챙겨주기는 하지만 따스함 보다는 냉정함이 먼저 느껴진다. 사람이 변했어도 글렌은 글렌이니까! 오늘도 뮤이엘은 올곧게 글렌에게 자그마한 장난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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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글렌이 디자인한 손목시계가 디암의 메인 제품 중 하나가 되었을 때, 글렌은 뮤이엘에게 그 제품의 홍보 모델을 제안했다. 오랜만에 직접 만난 두 사람은 간단한 근황을 나눈 뒤 진지한 회의 끝에 서로 만족하며 헤어졌는데... ... 어느 날 '시계를 협찬해주지 않으면 글렌 디아뮈드 양이 나와 깊은 관계라고 허위사실 유포하겠다.' 라는 이상한 이야기가 글렌의 귀에 들어오게 되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지? 잠깐의 당혹감을 뒤로 물린 채 뮤이엘에게 연락하자, 가업을 물려받지 않기 위해 계획 하나를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로 글렌은 뮤이엘을 도와 선자리를 피하기 위한 연막 작전을 실시했다. 개인적인 선물이라고 말하며 주문 제작을 받고, SNS로 은근히 티를 내는 등! 이런 방식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름 효과가 있을지도?
"정말로 연인 사이냐고요? 글쎄요, 어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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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 팝케이크는 하루에 3개만 먹어야 해요."
말수가 적은 아모, 그리고 그런 아모의 마음을 독심술 수준으로 읽어내는 글렌. 두 사람은 디아뮈드와 브루니아 가문의 협업을 계기로 14세, 처음 연을 맺게 되었다. 이 시기 에서는 브루니아 에디션 시계 제품을 출시하게 되며 잦은 만남을 가졌는데, 오랜 기간 홈스쿨링을 해온 아모가 솔브 아카데미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글렌과의 만남을 주선한 듯 하다. ‘오늘 문제는 제법 어려웠죠. 그래도 재미있었다는 거죠? 저도 그랬어요.’ 때때로 두 사람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글렌의 일방적인 소통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분명히 자신의 뜻을 알리는 아모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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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사는 철저히! 아카데미 시절부터 주기적으로 소통해온 글렌과 아모였지만, 디암과 브루나의 협업으로 만날 때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글렌 한정이지만. 친구와 함께 일하게 되어 기뻐하는 아모와 회의가 시작될 때마다 엄격해지는 글렌의 조합은 이질적이면서도 묘하게 궁합이 잘 맞다. 두 사람이 이끄는 두 번째 디암X브루나 콜라보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때때로 회의가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빈 회의실에 들어가 단 둘만의 짧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직원들 사이에서 글렌이 아모를 혼내고 오는 게 아니냐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으나... ... 사실 두 사람은 낡은 이사장깅과 교장깅을 이용해 종종 깅멍 시간을 가지고 있다. 명상 효과가 상당하다고 한다.
"... 37분이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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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음 티타임이 언제라고 했었죠?"
같은 기숙사생인 만큼 줄리아와 글렌은 서로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말을 주고 받는 일이 많아지더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티타임을 함께 즐기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매번 차를 얻어 마시기만 하면 미안하니까요.’ 최근 글렌은 줄리아의 티타임에 티 푸드를 만들어 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마지막 티타임 때 줄리아의 디저트 취향을 물었으니,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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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은 바쁜 일정으로 인해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한 번 온 연락에는 반드시 답장했다. 그러니 꾸준하게 연락을 취해온 줄리아와의 소통이 길어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간단한 안부나 근황을 주고 받던 두 사람은 3년 전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산토리니 였던가? 푸른 지붕과 하얀 벽으로 이루어진 건물이 아름답게 펼쳐진 곳이었더랬다.
함께 여행을 간 일 외에도, 두 사람은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화상 통화를 통해 아카데미 시절의 티타임을 구현하며 여전히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글렌의 늘어난 차 지식으로 인해 두 사람의 티파티는 이제 차 품평회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평화로웠던 시간은 아카데미의 소식이 들려오며 다시금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 불가능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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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면 안된다니까요?!"
글렌은 우연히 뉴스의 동영상 채널을 접하게 되었다.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선 안되었는데… 이곳 저곳에 들어간 애니메이션 효과와 알 수 없는 조합의 글씨체 및 색깔. 뉴스의 영상은 재미있는 내용과 별개로 보는 이를 어지럽게 만드는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영상미가 꽝이에요!' 영상을 발견한 날 이후로 글렌은 곧바로 뉴스를 찾아가 영상 편집에 관한 피드백을 쏟아냈다. 하지만 꿋꿋한 뉴스의 주장때문에 취향의 범주로 납득하려 노력하지만... 될리가 있나. 최근까지도 두 사람은 영상 편집으로 심각한 토론을 자주 하고 있다. 뉴스가 편집왕이 되는 그 날까지, 아마 토론은 계속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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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은 아카데미 밖에서도 틈틈히 뉴스에게 피드백을 보내었다. 그런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뉴스는 글렌의 피드백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뉴스의 영상은 나름의 독특한 색감과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명확한 주제 전달을 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제법 만족스러운 형태의 영상이 나올 경우 글렌은 '마음에 들어요.' 라는 식의 댓글을 달기도 하는 것 같다.
한 번은 뉴스의 여행 브이로그에 깜짝 출연을 한 적도 있었는데, 의도한 만남은 아니었다. 프랑스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친 김에 즉석으로 결정된 촬영이었으니. 그 날 뉴스는 글렌의 추천으로 다양한 프랑스 맛집 탐방을 하게 되었다. 유명 에스카르고 가게에서 요리를 먹던 장면이 들어간 영상은 실시간 추천 영상으로 올라가기도 한 모양이다.
"제 덕인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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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따라하세요!"
글렌은 파람에게 대외용 미소에 대한 강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파람이 원했던 건 웃는 얼굴의 연습 상대 였을 텐데도…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것 같다. 어느 날부터는 파람의 주장으로 진정한 미소에 대한 탐구도 같이 시작한 모양이다. 이 연습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를 친근하게 여기게 된 걸까. 때때로 파람은 글렌에게 참견 아닌 참견을 하게 되었다. ‘파람은 제 할머니 입니까?’ 글렌은 오늘도 그 질문을 목 뒤로 삼키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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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로 서로의 근황을 교류하던 중 글렌은 파람에게서 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전달 받게 되었다. 하던 일을 임시적으로 멈춰둔 채 곧바로 한국으로 향했으나 도착한 시기는 장례식의 마지막 날. 서둘러 온 흔적이 역력한 상태로 장례식이 마무리 될 때까지 글렌은 파람의 곁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 날 처음으로 파람이 우는 것을 보았다. 아직도 글렌은 그 날의 자신이 파람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후 해외 곳곳을 여행하는 파람과는 SNS로 여전히 근황을 공유하고 있다. 때때로 시골이나 오지로 들어갈 경우 다시금 편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타이밍이 어긋나 받지 못한 편지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디로 갈 계획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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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견딜 만 하네요."
두 사람은 취미 생활을 공유하는 사이이다. 이세리나는 우연히 글렌이 제빵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그리고 글렌은 함께 빵 반죽을 하며 이세리나가 해골 형태의 빵을 만드는 걸 보면서 서로의 취미 및 취향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후 이세리나에게 락의 세계를 소개 받았지만… ‘비명 소리 밖에 안 들리는 것 같은데요?’ 아직은 즐기기 힘든 모양이다. 최근에 이세리나에게 소프트 락을 소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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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해, 글렌에게는 마지막 축제였던 그 날의 작은 약속은 느린 템포로 지켜졌다. 두 사람 모두 바쁜 일정을 쪼개어 함께 참여한 크립토나이트의 공연은 제법 재미있었다고 글렌은 회상한다.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던 이 만남이 깨진 것은 크립토나이트의 해체 소식이 퍼지면서였다.
글렌은 곧바로 이세리나에게 따로 연락을 넣었으나 돌아오는 답은 예상보다도 훨씬 늦어졌다. 그만큼 상심이 컸겠지, 그렇게 추측하며 글렌은 이후로 크립토나이트를 언급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새로운 차의 종류나 디저트를 발견하게 되면 선물로 보내거나 정보를 보내주었다. 글렌 나름의 응원이었으리라.
"세 번째 차는 꼭 밀크티로 만들어서 마셔봐요. 추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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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료’가 될 마음이 없어요!"
오늘도 두 사람은 쫓고 쫓긴다. 해적, 동료 이 두 단어의 앞 글자가 들린다 싶으면 글렌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다. ‘대체 왜 아카데미에서 해적인가요?!’ 한 번은 나르에게 따진 적이 있었다. 다소 격양된 분위기 였음에도 돌아오는 무한 긍정의 답변에 글렌은 져버린 모양이다. 과연 나르는 글렌을 동료로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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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이야기 하겠다.' 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렌은 시계사의 꿈을 가지게 된 날 나르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내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았어요]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어 나르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선장]이라는 호칭으로 마무리된 작은 편지를 계기로 두 사람은 연락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 하던 도중 글렌은 나르에게 시계와 나침반 제작을 부탁받게 되었다. 시계는 디암사의 제품을, 나침반은 리베르타사의 제품을 구하려던 찰나 시계만큼은 직접 만들어 줄 수 없냐는 나르의 말에 글렌은 인생 첫 주문 제작에 도전하게 되었다. G 시리즈의 탄생은 나르 제니오로 인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완성작에 글렌의 이름을 새겨 달라는 나르의 고집스러운 요구로 새기기 시작한 필기체의 G가 시리즈의 상징이 되었으니 말이다.
글렌은 이탈리아 부근의 출장 및 여행을 할 때 항상 배를 타고 이동한다. 자신을 여전히 동료라고 부르고 싶어 하는 한 명의 친구가 이끄는 배를. 언제나 그 일정의 마무리는 맛있는 피자와 라거 맥주로 장식된다고 한다.
“오늘만 특별히 해줄게요,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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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었어요. 풀었는데... 그래서 다음은 어떻게 진행하는 거라고요?"
두 사람의 가장 큰 접점은 '방탈출' 수업이다. 문제 풀이 자체는 능숙했지만 이후 해답을 적용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던 글렌은 활동성이 높을수록 탈출 시간이 길어지는 편이었다. 더욱 완벽한 탈출을 위해 글렌은 케이트에게 방탈출을 빨리 할 수 있는 팁을 물었고, 때때로 함께 팀플을 하며 도전한 결과, 최근에는 탈출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고 한다. 또한 글렌과 케이트는 평소 '바쁜가요? 저도요' 라는 시선을 주고 받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글렌은 수업과 가업 때문에, 케이트는 다양한 관심사의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항상 바빠 보이는 두 사람, 쉬는 시간이 있긴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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